7월 11일 경기 성남 모 아파트 단지 내, 한 유치원 담장 주변에서 갑자기 독하고 역한 냄새가 몰려왔다. 후각을 자극하는 익숙한 냄새, 고개를 돌려보니 어떤 분이 인도에 서서 나무에 ‘농약’을 뿌리고 있었다. 주민들이 그 아래를 피하듯 뛰어다녔다(어이 없어 바라보다가 우왕좌왕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못담았다) 나도 고향이 시골이라 늘 접해왔기 때문에 그 독하고 역한 냄새를 잘 알고 있었다.
“아저씨, 이거 농약 아니에요?”
"네, 그렇긴 한데, 이거 살균제입니다."
"사람들 지나다니는데 해롭지 않나요. 게다가 유치원 앞마당인데?"
"살균제는 해롭지 않아요. 살충제는 과일에 뿌리면 열흘 정도 지난 후에 씻어먹어야 하지만 살균제는 아침에 뿌리면 저녁에 씻어먹으면 돼요."
-해 없다며 마스크는 왜 착용하셨는지...
허걱! 이게 도대체 무슨 말씀인가? 해가 없다는 건지, 살충제에 비해 덜 해롭다는 건지 애매하다. 해가 없다면 이 아저씨는 무슨 이유로 넓은 밀짚모자와 탄탄한 마스크를 했을까? 모자는 햇빛이 뜨거워 썼다지만 마스크는 왜?
유치원 건물 마당까지 살균제를 살포하면서 그 안에 있는 야외 탁자, 의자 등도 흠뻑 젖었다. 아이들이 앉고 쉬고 노는 곳인데 말이다. 여하튼 아저씨는 아무런 후속조치 없이 가버리셨다. 본인의 업무만 열심히 끝내고 들어가셨다.
여기서 잠깐! 살균제란 무엇인가? 농약이다. 농약은 살충제, 살균제, 제초제 등으로 나눈다. 살충제와 제초제는 독성이 무척 강하다. 물론 저독성 농약도 있지만 독성이 조금 약할뿐이지 중요한건 농약이라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살균제 농약은 아저씨 말씀대로 해가 없을까?
그렇지 않다. 차안의 곰팡이 균 제거하기 위해 손으로 뿌리는 스프레이도 아니고, 분무기로 대량 살포하는 독하고 역한 냄새나는 살균제가 몸에 이로울리 없다.
신경계통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진, 중금속의 하나인 각종 수은화합물이 살균제, 살충제, 건전지 등에 들어있다는 것은 거의 상식 수준이다. 또한 수입농산물, 과일 들어올 때 곰팡이, 부패 방지 등을 위해 살균제, 방부제 범벅이라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알법한 사실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아저씨는 살균제 농약만 뿌리고 서둘러 갔다. 사람이 덜 다니는 시간에 약을 뿌리거나 유치원 마당 탁자, 의자 등에 묻은 농약을 제거하고 갔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 점이 아쉽다. 유치원 아이들 멋모르고 뛰어놀고 손 집고 그 손으로 과자 집어먹고 하다가 자칫 배탈이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 약 뿌리는 아저씨는 이런 문제를 크게 생각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늘 하는 일이고, 그다지 독성이 강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말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경우는 취학 전 어린이들의 생활 터라는 점 즉 유치원 앞마당에서 하는 일으므로 좀 더 각별한 주의와 배려가 필요하지 않을까?
지나다니면서 독하고 역한 저 농약(살균제) 냄새 맡아 본 분들은 심정이 이해가 될 것 같다.
추가 취재 : 방금 어렵게 수소문 해 약을 뿌린 분과 통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금요일에 만났을 때는 간단하게 위 상황만 물어봤는데, 좀더 자세히 물어봤습니다.
우선 약 뿌린 아저씨는 저 살균제의 약품명이나 성분은 모르고 있었습니다. 회사에서 주는 것 받아서 뿌린다고 합니다. 농약 종류만도 500여종이 있다고...저독성, 고독성 등등.. 그날 뿌린 약은 약한 독성분이라고 합니다. 해가 되지 않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세상 어느것 하나 해가 없는게 있냐며, 에프킬라 뿌리는 것도 생각해 보라고 합니다. 그래도 그렇지, 살포하는 분이 약 성분이나 이름도 모르고 독성이 약하다고만 하시면 좀 그렇습니다.
여하튼 취학전 아이들 있는 곳임을 감안하면 좀더 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에 하나라도 아이들의 건강에 해가 되어선 안되겠습니다.
위 동영상과 똑같은 농약 호스로 대량 살포를 하고 있습니다.(직접 연관 없음) ⓒ 윤태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윤태의 동화세상]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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