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중에 돌연 발생하는 아이들간 불협화음 어떻게 조정할까?


일주일전 수업중 한 아이의 행동에 대해 응대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 글을 올린적이 있습니다. 아이의 눈높이, 시각에서 바라보지 못하고 어른의 기준과 잣대로 판단해서 생긴 문제였습니다. 그 사건을 계기로 정말 조심하고 신중해야지 다짐을 했습니다.

관련글 : 2학년 아이의 진심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나

그런데 아무리 신중하고 조심하려고 해도 느닷없이 일이 터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엊그제 4학년 남자친구 2명, 5학년 여자친구 1명으로 이루어진 모둠수업입니다. 여자친구가 특별한 사정이 있어 한 단계 낮춰 4학년 친구들과 수업을 하는 건데요.

저녁시간 거실에서 수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남자친구의 장난감을 만지작거리던 5학년 여자친구가 있었죠. 수업을 하면서 한손에 가볍게 남자아이의 장난감을 쥐고 있었죠.

“누나, 그거 줘.”
“조금만 놀고...”

그다지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 후 한번 더 장난감을 달라는 요구가 있었고 5학년 여자친구는 별 반응이 없었죠. 수업에 거의 지장을 주지 않았기에 특별히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곧 돌려줄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남자아이가 여자아이 때려 울고 엄마가 곧바로 들어오시는 상황

그때 벨이 울렸고 그 아이가 문을 열어 주고 자리에 앉으면서 5학년 누나의 옆구리를 가볍게 두 대 때렸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돌발행동인데 제가 보기에는 장난스럽게 두 대 친 것입니다. 곧바로 5학년 여자아이는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5학년 여자친구 딴에는 억울했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5학년인데 4학년한테 맞았으니까요. 또 아프다고도 했구요. 약 1~2분 후면 남자아이의 어머니께서 들어오시는데 거실 한복판에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이거 야단났습니다. 자칫하면 일이 커질 수도 있습니다. 5학년 여자친구가 집에 돌아가 엄마께 방금 있었던 일을 이르기라도 하면 어른들 싸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남자친구와 5학년 여자친구 어머니는 잘 아는 사이도 아닙니다. 그래서 싸움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죠. 실제로 이런 일은 종종 발생하니까요. 감정싸움에 모둠도 깨져버리는 경우도 있지요.

장을 보고 들어오신 남자친구 어머니, 여자친구가 울고 있으니 무슨 일이냐고 물으셨습니다. 일단 수업은 진행해야 했기에 따로 대답은 드리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의 표정에서 어머니는 대략 눈치를 채신 것 같았습니다.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어머니는 식탁에서 수업하는 모습을 계속 바라보셨습니다. 5학년 여자친구가 진정국면으로 돌아서니까 이제는 수업을 잘 하는지 지켜보시는 것이죠. 수업을 하면서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더군요. 이 일을 어떻게 수습해야하나 하고 말이죠. 어떤 말을 어떻게 해서 아이들을 화해시키고 지켜보시는 어머니께도 오해없이 잘 풀어드려야하나 하고 고민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공동탐구토론 학습, 서로 화합하면 정말 재밌고 활찬 수업이 되는데 불협화음이 생기면 모두 힘들어진다. (이 모둠은 잘하는 모둠으로 자료사진이에요 ^^)



드디어 수업종료.

이 사태 수업중 수습 못하면 어른들간 싸움 될 수 있어
설득에 설득을 통해 아이들을 화해시켜야한다


머릿속에 준비한 멘트를 풀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식탁에서 여전히 남자 친구 어머니께서 지켜보고 계십니다.

“선생님이 보기엔 둘 다 잘못이 있다. 누나는 허락 없이 친구의 물건을 갖고 있었고 **이는 그렇다고 누나를, 그것도 여자를 때린다는 것은 분명 잘못됐다”

이렇게 풀어놓자 5학년 여자친구는 장난감을 금세 돌려주려고 했고 남자친구는 몇 번 이야기해도 안줬다며 훔쳐간 것이라며 자신들의 입장을 이야기했습니다.

“자자, 세상을 살다보면 여러 가지 다툼이 있을 수 있다. 선생님도 아내와 다퉈서 큰 목소리가 날 때도 있다. 하지만 마무리가 중요하다. 선생님이 볼 때 서로에게 잘못이 있으니 깨끗하게 사과하고 다음부터 이런 일이 없도록 하자. 비가 온 다음 땅이 더 딱딱하게 굳는 법이거든”

이에 대해 5학년 누나와 4학년 남자친구는 각자의 입장을 다시 되풀이했습니다. 나는 예를 들어 부가설명을 했습니다. 개그맨 벤츠 절도 사건이나 부모님이 아이에게 매를 대는 경우는 있어도 남자가 여자를 주먹으로 때리는 짓을 해서는 왜 안되는지 드라마를 예로 들며 10분 정도 열띤 설명을 했습니다. 결국은 화해했습니다. 특히 5학년 여자친구는 자기는 뒤끝이 없다며 이에 대해 문제 삼지 않겠다고 했다. 4학년 남자친구도 사과했다. 비가 온 다음 땅이 덕 딱딱하게 굳는 게 뭐냐고 묻기에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친해질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해줬습니다.

어머니께서 과일을 내오셨습니다. 이 해결방법이 썩 마음에 들어 하신 것 같았습니다. 어머니는 웃으시며 농담으로 “엄밀히 따지면 누구는 절도는 누구는 폭행이네”말씀하시며 웃으셨습니다. 다같이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러면서 어머니는 “**야, 아무리 엄마 아빠가 싸워도 아빠가 엄마 때리는 것 봤냐?”며 다시 한번 여자친구를 때리는 것에 대해 경각심을 심어주셨습니다.

방문교사가 수업 외적으로 힘든일이 바로 이런 것들입니다

참 다행이었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돌발행동에서 나온 사건, 어쩌면 어른들 싸움으로 번 질수도 있었던 사건을 서로서로 기분 좋게 해결했다는 점에서 안도의 한숨이 나왔습니다. 공동탐구토론 수업이라는게 서로 협동하고 집중하면 참 재밌는데 종종 이렇게 발생하는 불협화음 때문에 아이들도, 교사도, 어머니들도 힘들때가 있지요.

이 직업은 수업 외적으로 잘 이끌고 모둠 아이들간에 발생하는 문제들을 어머니들과 풀어나는게 결코 쉽지 않습니다. 어떤 때는 어머니와 한 시간 이상 마주앉아 인생 상담을 하는 때도 있답니다. 방문 교사는 결코 수업만 잘한다고 장땡은 아닙니다 ^^ 혹시 방문교사 지원하고 싶은 분들이 계시다면 이러한 경험치가 자그나마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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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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